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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수군 부활의 터 고하도 관련 해군사관학부 고광섭 교수 신문 기고문
  • 글쓴이 기획처
  • 작성일 2018/10/10
  • 조회수 346

우리 대학 해군사관학부 고광섭 교수가 조선수군 부활의 터 고하도와 관련해 107일 전남일보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고하도는 해안선의 길이가 10Km되는 목포 항 입구에 있는 작은 섬으로 유달산과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가사에 등장하는 노적봉을 바라보고 있다. 이 작은 섬은 이제 목포대교가 2012년 개통되면서 누구든지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되었지만, 필자가 젊은 시절에는 사정이 지금과는 매우 달랐다. 당시 필자는 목포항에서 동기생들과 함께 작은 해군 수송선을 타고 고하도에 상륙하여 이순신 장군의 유허비인 모충각을 참배한 적이 있다. 그 이후 필자가 고하도를 방문한 것은 오랜 기간 해군사관생도 교육을 하다 현재의 대학으로 온 2012년 봄이었으니, 첫 방문 후 참으로 많은 세월이 지난 셈이다.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에드워드 카의 말처럼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했던가? 모충각을 참배하고 솔밭을 거니는 동안 이미 필자는 청년 사관시절의 추억과 420여년 전 이순신 장군의 혼과 애환이 서린 고하도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고하도는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이 명량해전 직후 왜 수군의 추격을 피하고 안전한 장소를 찾기 위해 43여일 간의 서남해역을 항해하다 1597127일 안착한 곳이다. 이곳에서 재건된 조선수군은 이듬해 11월 임진왜란 최후의 해전인 노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고하도는 칠천량 해전에서 괴멸된 조선수군을 실질적으로 재건했던 곳으로 수군 통제영이 있었던 유서 깊은 섬인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고하도에 주둔 시기에는 전 국토가 초토화되어 군량미나 군수품 등 중앙정부로부터의 지원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처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장군과 조선수군은 배고픔과 추위를 이겨가며 전선건조, 병력확보 및 무기제작 등을 하며 최후의 해전을 준비하였다. 이순신 장군은 처절했던 그의 심정을 일기에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혼자 뱃전에 앉아 심회를 달래지 못하였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앉았다 누웠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채 하늘을 우러러 탄식할 따름이었다”. 또 정유년 1230일에는 눈보라가 치고 몹시 추웠다. 이 밤은 해가 다 되는 그믐밤이라 비통한 마음이 더욱 더했다라고 난중일기에 쓰고 있다. 참으로 눈물겨운 고행이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하도란 과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일까? 필자는 고하도를 생각할 때마다 이 충무공의 정곡 서린 섬, 민족의 성지라고 강조한 한 노병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는 6.25 동란 첫날 대한해협 해전 승리의 주역으로 인천상륙작전, 원산 진격작전 등에 참전한 현재 90세가 넘은 해군 예비역 노병으로 이정표 하나 없던 고하도 진터에 나무 팻말을 박은 장본이기도 하다.

 

2018년 봄 필자는 이 노병으로부터 장거리 전화를 한통 받았다. 과거 카랑 카랑한 목소리는 아니지만 금방 알아 차릴 수 있었다. “고 교수! 아직도 고하도는 옛날 그대로인가?” 첫 질문이였다. “, 여전합니다.”“내가 눈 감기 전에 무언가 이루어 졌으면 하는데 말이야오늘도 노병의 아쉬운 말 끝 마무리가 귓전을 맴돈다.

 

며칠 전 고하도 이충무공 사적지를 국가 사적지로 승격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고하도가 목포항 입구의 작은 섬을 넘어 국가 사적지로 자리를 잡고 이 충무공의 혼이 살아 숨 쉬는 정곡 서린 섬으로, 조선수군 부활의 터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발췌 전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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