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목포해양대학교 해양메카트로닉스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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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소식(김부기 교수님_" '해기사 선서'제정을 위한 제언" 기사) 등록일 : 2023-09-13

해양메카트로닉스학부 조회수 : 477

‘해기사 선서’ 제정을 위한 제언

  •  김부기 국립목포해양대 교수
  •  승인 2023.09.0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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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기
국립목포해양대 교수

세계사적 해양사고인 타이타닉호의 침몰로 승객 2,223명 중 1,514명이 숨졌고, 480여 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로 300여명이 사망 또는 실종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또한, 1967년 영국해협 공해상에서 좌초된 토리 캐니언(Torrey Canyon)호나 1995년 우리나라의 남해안에서 좌초한 씨프린스호 그리고 2007년 예부선 선단과 충돌한 허베이스피릿호는 해상유류오염사고를 일으킨 대표적인 선박이다.

이러한 선박에 승선하여 안전항해를 도모해야하는 선장을 비롯한 해기사(海技士)는 총톤수(G/T)나 기관의 추진 출력 및 직책에 따라 요구되는 면허의 급수와 승무정원이 따로 정해진다.

선박의 안전을 책임지는 해기사

24시간을 항해해야 하는 선박의 특성상 당직해기사는 하루에 두 번씩 교대근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이 때문에 부득이하게도 경험이 부족한 3항·기사에게 하루 8시간 동안 선박의 모든 안전을 맡겨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특히, 촌각을 다투어야 할 상황에서는 해상 및 승선경력이 풍부한 해기사나 선·기장에 비해 비상 대처 능력을 기대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 형제자매지간 정을 나누고 교감하며 사회성을 몸소 터득하던 시절과 달리 요즘은 핵가족화로 개인주의적 경향이 강하다. 또 스마트폰 과의존(Overdependence)에 따른 현실과 가상세계를 혼돈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는 우울증, 환각, 망상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져 ‘묻지마 폭행’이나, 비행기 조종사의 자살비행과 같은 끔직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런 불특정 다수를 향한 범죄행위는 정신질환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회적 소외, 경제적 빈곤 등 사회적 불평에 따른 분노나 원망으로 발생하며, 이로 인해 범죄 예방은 더욱 쉽지 않다. 이처럼, 선박에서도 이러한 불행한 사고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직업관, 목표의식 고취 필요

LNG, LPG, 원유, 화학제품 등 위험화물을 운송하는 화물선이나 여객을 운송하는 여객선에서 관련 사고가 발생한다면 인명·재산뿐 아니라 해양환경에도 막대한 손해·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즉, 철저한 사고예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이다. 주지하다시피 해양사고의 약 90%가 인적과실에 기인한다고 알려져 있다. 선박 운영의 주체이자 선박 내 관리자로서 해기사의 역할과 책무가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최근 해기직의 노동 강도 대비 육상과 해상직원 간 임금격차가 줄어들고, 육지와 떨어져 있는 승선근무환경에서 소셜미디어(SNS) 이용 등의 한계 또한 선원직의 매력 저하와 함께 해기사가 되려고 입학하는 해양대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해기사에게 진취적인 직업관과 뚜렷한 목표의식을 심어주고자 ‛해기사 선서’ 제정을 제언하는 바이다.

의사·간호사의 선서

유사한 사례로 전 세계의 많은 의과대학에서는 졸업식 때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을 갖는다. 이 식은 젊은 의학도들이 의사의 윤리, 희생, 봉사 등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행사다. 또한, 간호사로서 헌신해야 할 윤리, 간호원칙을 담은 나이팅게일 선서도 있다. 이는 1893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화래나 간호학교의 위원회에서 작성하여 오늘까지 이어져오고 있는데, 간호전문직의 비전과 가치를 포함한 사명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나 간호사를 비롯해 치과 위생사, 역학 조사관의 선서, 장교 임관 선서, 목사 선사, 사회복지사를 비롯해 검사 선서와 대통령 취임 선서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종과 직능에 따라 그 선서를 통해 맡은 바 본연의 임무와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무역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하며, 수출입 물동량이 10억 톤에 이르는 무역대국으로 수출입 화물의 99.7%가 선박으로 운송된다. 특히, 우리 해운은 수출입화물의 적시 수송뿐만 아니라 조선·금융·철강·항만 등 연관 산업의 상생발전을 견인하는 효자산업이자 국가 기간산업이다. 이러한 선박 운용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이가 바로 선원이자 해기사다.

제 4의 현역

대한민국의 국가선대, 국가필수 국제 선박을 포함한 승선근무인력은 전시 등 유사시에는 국가 존립을 위한 제4군 병참병력이며, 육·해·공 정규군과 다를 바 없는 국가경제 무역 전쟁의 제일선에 복무하는 제4의 현역이라 할 수 있다. 육·해·공군 현역들 중에 정선된 요원이라 할지라도 중동에서 30만 톤의 원유를 유조선에 선적하고 운송하여 특정 목적지에 양하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할 수 없기 때문에 해기교육을 통한 해기사 양성은 더욱 중요하다. 곧 해기사의 양성은 국가 해사분야에서 전략적인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국가의 몫이라 할 수 있다.

‘국가의 일을 하는 국가의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해양·수산계 학교 학생 및 졸업생이 장차 자격과 품격 있는 해기사로서 갖추어야 할 소임과 책무를 갖고 항해에 견디어 안전항해를 도모하고자 함이 ‛해기사 선서’ 제정의 필요 이유이다. 따라서 ‛해기사 선서’를 통해 해기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올곧은 해기사 정신을 확립하고 계승해 나가야 할 것이다.



원본 출저  ‘해기사 선서’ 제정을 위한 제언 - 현대해양 (hdhy.co.kr)